| [특별칼럼] 기억은 기억으로, 추억은 추억으로/ 황 주석 대한교육방송 kedu8114@naver.com |
| 2026년 03월 19일(목) 1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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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황 주석
비 오는 날이면 하필 그날이 생각나
하나도 빠짐없이 다 잊었다고 여겼는데
비만 오면 찾아와
구석구석이 결리고
뼈 마디마디를 쿡쿡 쑤시는 그놈처럼
철들어 사는 동안
몇 날 며칠이나 비를 맞았을까
그때마다
함부로 찾아와 숨 가쁘게 했잖아
누구에게도 곧이곧대로 말할 수는 없었는데
철없었다는 핑계로
첫사랑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아물지 않은 기억 속에 옹이처럼 멍울져
오늘같이 비만 내리면
빨갛게 부어오른다
나는 입이 있어 벌어먹기 바빴다
코가 있어 들숨 날숨 시간 맞춰 숨 쉬는 일도
그리 쉽지만은 않았단 말이다
넌
비 오는 날이면 남의 속을 후벼파야 배부른가?
비만 오면 너 없이도 온몸이 쑤시는데
너마저 나를
가만히 두지를 못하고 추억이 되자고 억지춘향으로 떼를 쓰는가
넌 기억일 뿐이야
설사 그때와 지금이 낯설다고 해도
기억은 기억이고 추억은 추억이란다
씨알이 다른 것을 어쩌겠니?
대한교육방송 kedu81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