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칼럼] 2026년 새해, 용궁향교가 나아갈 길 - 628년 역사의 맥을 잇는 새로운 출발

용궁향교 임재국 전교 신년 칼럼

대한교육방송 kedu8114@naver.com
2026년 01월 05일(월) 16:34
용궁향교 임재국 전교
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용궁향교 전교로서 유림 여러분과 지역 주민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리며, 628년의 역사를 이어온 용궁향교가 2026년에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역사의 무게, 시대의 책무
1398년 태조 7년, 용궁향교는 현유의 위패를 봉안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창건되었습니다. 화재로 소실되고, 임진왜란의 참화를 겪으면서도 선현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1603년 대성전과 명륜당을 중건하고, 1636년 세심루를 세우며 교육의 불씨를 지켜냈습니다. 이는 단순한 건물의 재건이 넘어, 교육과 교화라는 향교본연의 사명을 지키려는 선조들의 의지였습니다.

오늘날 우리 용궁향교에는 대성전, 명륜당, 세심루, 동재, 신도문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대성전에 모신 오성, 송조사현, 우리나라 18현의 가르침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1985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공간은 단순한 문화재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정신적 지주로서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세심루의 정신 - 마음을 씻고 새롭게 시작하다
세심루(洗心樓)의 이름에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마음을 씻는다'는 것은 일상의 번뇌와 욕심을 내려놓고 본연의 맑은 마음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2026년 새해를 맞아, 우리 유림은 세심루의 정신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과연 우리는 선현들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가? 향교가 지역사회에 어떤 의미로 다가가고 있는가? 형식적인 제례와 의식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은가? 이러한 질문 앞에서 겸허해져야 합니다. 마음을 씻고 새롭게 출발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2026년, 용궁향교의 세 가지 다짐
첫째, 교육의 본령을 되찾겠습니다.
갑오개혁 이후 교육적 기능을 상실했다고는 하나, 향교의 근본 설립 목적은 '교육과 교화'였습니다. 2026년 용궁향교는 명륜당을 다시 배움의 터전으로 만들겠습니다. 청소년 인성교육, 한문고전 강좌, 효 윤리 교육, 예절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겠습니다.
특히 명륜당(明倫堂)의 이름처럼 '인륜을 밝히는' 교육에 힘쓰겠습니다.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이웃 간의 도리를 가르치고, 현대사회에서 희미해진 공동체 의식과 상생의 가치를 전하겠습니다.

둘째,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숨 쉬겠습니다.
석전대제를 봄·가을로 엄숙히 봉행하고, 초하루·보름 분향을 계속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의례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선현을 기리고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살아있는 전통임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대성전 개방의 날을 정해 주민들이 직접 오성과 18현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게 하고, 세심루에서 인문학 강좌와 시민 토론회를 열어 향교를 문화와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628년 역사를 간직한 이 공간이 박제된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향교가 되겠습니다.
조선시대 향교는 국가로부터 토지와 전적, 노비를 지급받아 30명의 교생을 가르치며 지역교육의 중심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물질적 지원은 없지만, 정신적 구심점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인(仁)'의 정신, 곧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실천으로 보여주겠습니다. 향교가 지역주민들에게 "우리 마을의 자랑스러운 정신적 고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를 맞으며
용궁향교는 화재와 전란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선현들이 목숨 걸고 지켜낸 이 공간을 우리 세대가 그저 관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628년의 역사를 700년, 1000년으로 이어가려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전교로서 저는 장의 여러분, 유림 여러분과 함께 용궁향교가 진정한 의미에서 '교육과 교화'의 사명을 다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성전에 모신 선현들의 가르침이 628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유효함을, 그것이 우리 삶을 밝히는 등불임을 지역사회에 보여드리겠습니다.

병오년 새해, 용궁향교의 세심루에서 우리 모두 마음을 씻고 새롭게 출발합시다.
대한교육방송 kedu8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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